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증권사들이 직원 핵심평가지표(KPI) 배점에 ELS 판매 실적을 30~40% 이상의 비율로 반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고위험 ELS 판매량을 제한한 내부 규정을 고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ELS의 주요 판매처 은행 5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과 증권사 7곳(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투자증권)에 대해 8일부터 순차적인 현장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장검사는 업권별 최다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진행돼 고객에게 투자 손실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가입을 권유하는 불완전판매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다룬다.
지난해 11~12월 금감원의 예비 점검 결과 일부 은행들이 ELS 판매 실적을 내부 인사 평가에 높은 비율로 반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은행 KPI 총점이 1000점 만점 정도 되는데 고위험 ELT 판매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연계되는 주요 지표 점수 비중이 30~40% 정도로 설정됐다"며 "특히 국민은행은 1000점 가운데 410점이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은 고객 수익률을 KPI에 반영하면서 현재 ELS가 손실 구간에 있더라도 마치 정상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평가에 반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직원 입장에선 일단 고객을 ELS에 가입·유지시키는 것이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내부적으로 정한 ELS 의 판매 한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점검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원래 변동성이 큰 ELS 상품에 대해서 판매 목표 금액의 50%만 판매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2021년 상품이 많이 팔리자 판매 한도를 50%에서 80%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과 불완전판매 여부는 현장 검사에서 세밀하게 살피겠다"며 "국민은행·한투증권에 대해선 분쟁 민원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한 민원 조사도 동시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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