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대손충당금이 1조213억원 증가해 적립 잔액이 7조4527억원으로 집계됐다. ⓒ 세이프머니
▲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대손충당금이 1조213억원 증가해 적립 잔액이 7조4527억원으로 집계됐다. ⓒ 세이프머니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늘어난 대손충당금만 1조원이 넘는데 대출 연체율과 은행의 부실채권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강조하고 나섰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대손충당금이 1조213억원 증가해 적립 잔액이 7조4527억원으로 높아졌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은행은 2022년 금리 인상 국면에서 금융당국 요구에 맞춰 충당금을 늘리면서 적립 잔액이 1조734억원 순증했다.

2020년에는 4대 은행이 순증한 충당금 규모가 5926억원이었고 2021년에는 충당금 적립 잔액이 426억원 줄어들기도 했다.

시중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늘리는 것은 고금리에 빚을 갚지 못한 차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4대 은행의 부실채권은 3조2863억원으로 2021년 6월(3조3577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 확충에도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데 있다.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2022년 12월 말 238%에서 지난해 9월 말 227%까지 내려왔다.

KB국민은행이 같은 기간 259%에서 228%로 하락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우리은행도 263%에서 239%로 줄어들었다.

실제 시중은행의 신규 연체액(1개원 이상 연체액 기준)도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국내 은행에선 월평균 2조200억원의 신규 연체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이후에는 매달 2조원이 넘는 신규 연체가 나오고 있고 10월에는 2조4000억원의 신규 연체가 발생해 2018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체액 증가에 은행들의 대규모 연체채권 상·매각도 반복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이 지난해 초부터 10월까지 상·매각한 금액만 1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은행은 연체된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나 민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하는데 상·매각 채권액이 늘었다는 것은 은행이 부담하는 손실 충당 규모가 커진다는 의미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PF를 둘러싼 우려와 관련해 지금까지 금융회사들의 영업방식과 재무관리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고 보완해달라"며 "손실 흡수능력 강화를 위한 충당금 확충과 올해부터 시행하는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PF, 제2금융권 건전성, 가계부채 등 정상화·안정화에 만전을 기하면서 우리 금융의 건전성과 복원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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