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 단지에서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이 오를진 불투명한데 분양가는 급등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 16일 전체 771가구 가운데 미분양 158가구에 대한 무순위 2차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달 미분양 19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1차 무순위 청약에서도 39가구를 털어내는 데 그쳐 또다시 무순위 청약에 나선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 청약이 끝난 후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 당첨으로 계약하지 못한 물량을 모아 추가로 진행하는 청약이다.
지난해 10월 일반 분양에 나선 서울 동대문구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전용면적 84㎡가 12억원에 육박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1순위 청약에서 24가구 모집에 2393명이 지원해 9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정작 계약에 들어가자 당첨자 절반에 가까운 54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15가구가 계약에 실패해 오는 23일 2차 무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높은 분양가가 미분양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시세가 떨어지는 가운데 분양가는 치솟으면서 시세 차익을 보기 어려워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95만원으로 1년 전(2978만원)보다 17.4% 뛰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2.18% 하락했다. 분양가는 뛰었지만 시세는 하락해 과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 계약 포기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 분양시장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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