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침 등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서 발생하는 '흡인성 폐렴'은 노인 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삼킴 장애가 흔히 발생하고 이로 인한 흡인 위험이 높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은선 종합내과 교수 연구팀은 삼킴 곤란 능력을 평가하는 스크리닝 검사(GUSS)를 활용한 '흡인예방 QI' 프로그램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급성기 내과 질환으로 입원한 상당수의 노인 환자들은 이미 흡인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치료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흡인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식이 진행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GUSS 검사는 △침 삼킴 △침 흘림 △목소리 변화 △기침·가래 제거 행동 등 흡인 장애를 4단계로 평가하고 식이를 관찰하는 비침습적 방식이다. 병상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흡인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는 뇌졸중 환자에서 삼킴 장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써만 널리 사용돼 왔다. 급성기 내과 질환 환자에게도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 급성기 내과 질환으로 입원한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흡인예방 QI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96명과 매칭시켜 △금식 기간 △영양상태 △병원 사망률 △90일 이내 폐렴 등으로 인한 입원율 등을 비교해 흡인예방 QI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금식기간, 영양상태, 입원일수와 원내 사망률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90일 이내 폐렴으로 인해 재입원할 확률은 흡인 예방 QI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12배 높음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급성기 내과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에서의 GUSS 검사가 의료진의 주관적인 판단을 보완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흡인 예방 QI 프로그램은 '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VFSS)'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에 논물을 게재했다.
삼킴 과정을 투시 촬영해 음식의 삼킴 과정을 파악하는 VFSS는 검사의뢰부터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방사선 노출과 고가의 비용이 요구된다. 또 환자의 상태가 VFSS 시행을 위해 협조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사실상 검사가 불가능하다.
김은선 교수는 "연구는 급성기 내과 질환에서의 흡인성 폐렴 예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노인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시스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