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주요 시중은행이 경쟁적으로 늘린 기업대출 가운데 부실채권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반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7.8% 증가한 844조977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하자 영업 활로를 찾기 위해 기업대출을 늘린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대출 규모가 오르며 부실채권도 급증해 6월 말 기준 4대은행의 기업대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16.2% 증가한 2조8075억원을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달보다 2.6포인트 떨어진 92.5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3.0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7월 하락 전환한 뒤 2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관련 부실채권 규모가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부실 확대 위험을 염두에 두고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대선 관련 불확실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가능성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여러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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