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업·지주사 등의 주가가 주목받는 가운데 PBR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닥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난 17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는 4.5% 상승했지만 코스닥지수는 5% 하락했다.
이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상장사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은 △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시행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이다.
금융과 보험, 지주사 등이 대표적인 저PBR 업종으로 꼽힌다. PBR이 낮은 종목은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로 분류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는 지주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주사 특성상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을 갖춘 덕에 배당 등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용이해서다.
지난달 17일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소식이 발표된 이후 SK, 삼성물산, LG, LS 등 국내 주요 지주사는 최근까지 주가가 각각 29%, 31%, 30%, 28% 올랐다.
투자 자금이 저PBR주에 쏠리면서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00억원으로 코스피(8조8700억원)보다 많았다. 이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닥 8조8000억원, 코스피 12조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회성 대책이 아닌 매년 업데이트해 나가면서 기업 문화를 바꾸는 정책"이라며 "이달 말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