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반도체(DS)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2700억원,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0.2%(2조5900억원) 줄었다.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서 발생한 1조원 중후반대 적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1조2000억원임을 감안하면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은 7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HBM과 서버용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분기 전체 HBM 매출 가운데 5세대인 HBM3E 비중은 10% 초중반 수준까지 늘었다"며 "일부 공급 지연이 있지만 4분기는 5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공급에 대해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에서 주요 단계를 완료했다"며 "4분기 판매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가 요구한다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와 협력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와 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맞춤형 HBM은 고객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베이스 다이 제조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스 다이는 HBM 패키지 최하단에 탑재되는 반도체 부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연결돼 HBM을 컨트롤한다.
HBM3E까지는 베이스 다이를 별도 제작할 필요가 없었지만 맞춤형 제품인 HBM4부터는 고객사들의 고용량·고성능 요구가 늘어나며 파운드리 업체가 따로 제작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른 파운드리 업체 선택권을 고객사들에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TSMC 입장에서도 삼성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을 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0% 이상인 TSMC는 SK하이닉스와 HBM용 베이스다이 동맹을 맺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는 메모리 사업부와 협력해 HBM 버퍼 다이 설루션을 개발, 신규 고객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