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로 안전성과 관련한 시각이 높아진 고객에 맞춰 은행권이 비이자 상품·서비스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ELS 사태 이후 각 은행은 비이자 상품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돌입해 저위험·저수익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판매를 재개·확대하거나 채권 관련 상품으로 리스크를 줄인 포트폴리오, 종합 자산관리(WM) 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홍콩H지수 ELS 상품의 대량 손실 발생을 계기로 고위험 파생 상품보다 수익이 조금 낮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특히 ELS라는 하나의 상품 수수료 수익이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구조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2021년 ELS 신탁·펀드 수수료 수입은 2597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5.4%에 달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는 비중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3%를 넘는다.
국민은행은 비이자 부문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채권형과 자산배분형 중심으로 변경했다. ELS보다 기대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 보장 확률이 높은 상품으로 리스크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ELB 판매를 재개했다. 수익이 낮더라도 안정적 상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이 밖에도 전단채와 금융지주 조건부자본증권, 회사채 등 채권형 상품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국내·미국 채권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현재는 단기 회사채 위주로 판매하는데 향후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변경해가며 접근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ELB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ELS 사태가 창구에 집중됐던 판매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는 측면에서 통합 자산관리에도 힘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문가들이 자산관리를 종합적으로 상담해 소비자 불만을 줄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