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미국 필라델피아의 델라웨어강변에 'Hanwha' 라는 글씨가 새겨진 높이 70m에 달하는 오렌지색 골리앗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는 6·25전쟁 당시 항공모함 USS 밸리포지를 건조했던 곳으로, 현재는 한·미 조선 기술 협력의 전초기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화는 이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동부에서 유일하게 대형 선박을 지을 수 있는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곳은 한화오션(지분 40%)과 한화시스템(60%)이 공동 출자한 자회사로 운영된다.
매년 건조 능력은 1.5척 수준이지만 스마트 야드 기술과 한국식 공정관리 기법을 도입해 8~10척으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해양풍력지원선 진수 시점을 5개월 앞당겨 완공하며 공정 기술의 입증 사례로 평가됐다.
이 조선소는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용 선박, 컨테이너선 등 7척의 선박을 수주해 건조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미 해군 1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훈련함으로,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미 해군 함정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조선소 인력이 1800명으로 늘어난 한화는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는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통해 현지 수습생들의 조선 기술을 교육, 정부와 손잡고 2027년까지 매년 240명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국에서 검증된 공법을 통해 2030년까지 매년 10척 이상을 건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화가 북미에서 종합 조선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쇠퇴했던 미국 조선 산업의 재건 가능성과 한미 간 조선 기술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