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 모듈이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 로이터
▲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 모듈이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 로이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새로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공개한 가운데 관련 업체들의 장비 확보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로이터에 따르면 ASML은 차세대 EUV 노광 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양산 준비를 마쳤다.

해당 장비 한 대의 가격은 3억5000만달러(4660억원)가량이고 2층 버스 크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데 쓰인다. 반도체 회로는 미세하기 때문에 손으로 그리기 어렵고 빛을 사용해야 한다. 빛으로 새기는 회로가 작을수록 한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칩 수가 많아진다.

현재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는 ASML뿐이라 장비 확보가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선 슈퍼 갑으로 불린다.

ASML은 하이 NA에서 장비 내부의 반사거울을 크게 만들어 반도체에 패턴을 새기는 데 사용되는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게 했다.

하이 NA 장비를 사용하면 반도체 집적도를 2.9배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회로를 더 작고 정밀하게 새길 수 있어서 반도체 처리 속도와 메모리 용량이 늘어난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으려면 초미세 공정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반도체에 새겨지는 회로 선폭은 3나노미터까지 그릴 수 있는 기술이 발전됐지만 ASML의 장비로 2나노의 장벽이 깨질지 주목된다. 해당 장비를 사용하면 칩의 집적도는 3배가량으로 뛰어오르고 칩의 크기도 40%가량 줄어든다.

해당 장비를 제일 먼저 확보한 곳은 인텔이다. 지난해 12월 하이 NA EUV를 도입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ASML과 공동으로 투자한 반도체 첨단 공정 R&D 센터에 2027년부터 해당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다.

ASML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SK하이닉스를 포함해 10~20개의 장비 주문이 들어왔다”며 “업체들이 해당 장비를 통해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는 2026년 이후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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