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 제조 장비로 꼽히는 ASML의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가장 먼저 손에 넣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은 첫 하이 NA EUV 장비를 인텔에 공급했다.
하이 NA EUV는 2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에 핵심 장비다. 현재 인텔뿐 아니라 대만 TSMC, 삼성전자 등 첨단 기술 경쟁을 벌이는 반도체 회사들이 줄을 서서 장비 납품을 대기하고 있다.
2018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철수했던 인텔은 2021년 재진출을 선언하며 ASML에 미리 접촉해 초도 물량 6대를 확보했다.
이 장비를 활용해 내년 2나노 공정, 2025년 1.8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의 가세로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파운드리 시장도 기존 2파전에서 3파전으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인텔은 당장 내년부터 회계 기준 변경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매출 기준 파운드리 업계 2위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이 직접 만드는 CPU(중앙처리장치) 등 자사 제품 매출은 내년부터 파운드리 사업 매출로 잡힌다. 회사 전체 매출은 그대로지만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인텔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세계에서 2번째로 큰 파운드리 업체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어 오는 2026년에는 대만 TSMC를 따라 잡겠다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하이 NA EUV 장비를 2025년 5대씩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2나노 양산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ASML과 1조원을 공동 투자해 수도권에 차세대 메모리 노광 장비 개발을 위한 'EUV 공동연구소'를 세우기로 했다.
TSMC도 대만 타이베이에 2나노 전용 반도체 공장(팹)을 건설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나노 이하 최첨단 미세 공정을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