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한달도 안 돼 277조원 줄었다. ⓒ 테슬라 코리아
▲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한달도 안 돼 277조원 줄었다. ⓒ 테슬라 코리아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12월 7899억달러(1055조원)에서 지난 26일 2074억달러(277조원)로 한 달도 안 돼 2074억달러(277조원) 줄었다.

30일 한국 증권시장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가 지난해 12월 29일 주당 248.48달러에서 36% 떨어진 여파다. 시가총액 순위로 2~5위인 SK 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등 4곳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가 증발했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이끈 기업이다. 소프트웨어로 자동차를 제어하고 원격 업데이트 개념을 처음 도입했고 자동차의 몸체를 한 번에 통째로 찍어내는 기가 캐스팅 제조 방식 등 다양한 혁신을 확산시킨 기업으로 투자가 몰렸다.

이어 테슬라의 액면분할 전인 2021년 주가가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외에서 천(1000)슬라 열풍이 불었다. 국내에서 해외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지난 25일 기준 테슬라 주식을 100억달러(13조원)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와 증시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앞으로 1~2년 고비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JP모건 관계자는 "올해 테슬라 주가는 연말까지 지금보다 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순수 전기차만 판매한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2022년 67%에서 지난해 1~3분기 기준 39%로 다른 차 기업들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과 대비됐다.

테슬라는 전기차 위기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유지 방침을 정한 뒤 가격 인하 정책을 전개해 지난해 줄곧 차 가격을 대폭 할인했다.

가격 할인으로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2022년 4분기와 비교해 8% 늘어난 252억달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억달러로 반 토막 났다.

자동차 기업은 보통 새로운 차를 출시해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만 테슬라는 앞으로 1년 넘게 내놓을 신차가 없다. 테슬라가 가장 많이 파는 전기차 SUV 모델 Y도 나온 지 4년이 됐다.

테슬라 신차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은 연 13만대 생산이 목표지만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수익이 저조하고 모델2로 불리는 개발 중인 중저가 신차는 2025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모델 3·X·Y·S로 버텨야 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올해 이례적으로 연간 판매량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자동차 기업 관계자들은 기술력은 있지만 당장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신제품이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해 미국 대선도 변수다. 테슬라는 미국·중국·독일 공장에서 연간 최대 235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는데 이 가운데 중국 비율이 40%(95만대)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중국산 테슬라 34만대가 유럽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돼 팔렸다.

반중 정서가 뚜렷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중국산 테슬라 판매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의 차별화 요소는 다른 기업보다 앞서 있는 IT 기술력이다. 자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와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 FSD(Full Self Driving)가 대표적이다.

테슬라는 다음달 업그레이드한 FSD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FSD 기술을 다른 자동차 기업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어 전기차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어 내년 생산이 예고된 사람 형상의 로봇 옵티머스 상용화가 가능한지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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