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세계 8위 해운사 HMM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 HMM
▲ 국내 최대, 세계 8위 해운사 HMM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 HMM

국내 최대, 세계 8위 해운사 HMM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의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양측은 HMM매각 이후 경영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은 매각 측이 HMM 지분 매각으로 영구채만 보유하게 되므로 경영에 관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매각 측은 HMM 매각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일정 부분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제한 제외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하림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 특성을 고려해 5년 동안 지분 매각 제한에서 JKL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해진공이 반대하자 하림은 JKL의 지분 매각 제한 기간을 3년으로 줄여달라고 좀 더 양보했지만 해진공이 오히려 JKL을 컨소시엄에서 제외하라고 맞서며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HMM은 당분간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재매각 시점은 확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HMM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팬데믹 특수가 끝나면서 해운 운임은 급락했고 홍해발 전쟁 리스크는 세계 해운사에 운항 지연과 비용 증가를 가져왔다.

HMM이 소속된 해운동맹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세계 5위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내년 2월 탈퇴해 세계 2위 덴마크 머스크와 새로운 해운동맹을 창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HMM이 소속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선 하파그로이드가 제외되며 아시아권 선사만 남았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가 내년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매각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에 팔기 더 어려워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10대 그룹이 아니면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며 "재매각은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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