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달 26일 기준 625억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말(591억8200만달러)과 비교하면 1개월 간 33억7500만달러(5.7%) 늘었다.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발표 이후로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할 정도로 치솟았고 이례적으로 달러예금도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급등하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늘어 달러예금이 줄어든다.
하지만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달러 예금을 멈추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발표 직전인 지난달 3일 1402.9원에서 26일 1464.8원까지 올랐다. 30일엔 1472.5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던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했는데도 달러 예금이 증가한 것은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기업이 늘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선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정국 불안과 대외 강달러 압력으로 인해 환율 상승 압력 우위를 예상한다"며 "148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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