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고 그룹 주력 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20년 만에 물러났다. ⓒ 현대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하고 그룹 주력 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20년 만에 물러났다. ⓒ 현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주력 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20년 만에 물러났다.

29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보유 주식 전량(5.74%)을 현대네트워크에 매각했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 지분이 90% 이상인 회사다.

재계에선 현 회장이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명분과 현대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 회장이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려오고 새 이사로 현 회장의 백기사 임유철 H&Q파트너스(사모펀드) 대표가 선임됐다.

H&Q파트너스는 올해 현대네트워크의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등에 3100억원을 투자하며 현 회장과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현 회장은 임시 주총 직전인 지난달 27일 모친 김문희씨로부터 증여받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224만5540주(5.74%)를 모두 현대네트워크에 장외 매도했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이 지분 91.3%를 보유한 현대홀딩스컴퍼니에서 인적분할된 회사로 사실상 현 회장 소유 회사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19.26%)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현 회장이 선제적으로 이사회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현대엘리베이터가 다국적 승강기 기업 쉰들러홀딩스와 행동주펀드 KCGI운용 등에 지속적인 인수합병 위협으로 현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한 중장기 전략인 간접 지배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간접 지배 방법으로 현 회장은 2003년 KCC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을 당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인수를 노려온 쉰들러(11.51%)와 지분 10% 이상 격차를 유지하게 됐다.

쉰들러는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현 HMM)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금융사들과 맺은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손해를 입었다며 2014년 주주 대표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2003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인수에 나섰던 20년 악연 쉰들러만 해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 회장의 퇴진을 요구할 때 소유와 경영의 분리란 명분을 내세웠다"며 "쉰들러의 주주 대표 소송으로 이자까지 2700억원의 배상금을 물어준 현 회장으로선 경영권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최선의 방어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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