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현대·삼성 등 한국기업 영향
DSRC 기반 사업의 단계적 축소
C-V2X 중심 인프라 투자 가속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5.9GHz 대역의 차량 통신 기술을 이동통신 기반 차량-인프라 통신(C-V2X·Cellular Vehicle-to-Everything)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허용했던 조기 전환 면제(waiver) 신청은 모두 기각 처리됐다.
FCC 산하 공공안전국(Public Safety and Homeland Security Bureau), 기술국(Office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 무선통신국(Wireless Telecommunications Bureau)은 21일 공동으로 '기각 명령(Order of Dismissal)'을 발표했다.
새로운 C-V2X 기반 기술 규정은 2025년 2월 1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조기 전환을 위한 규정 면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다.
5G 자동차 협회(5G Automotive Association), 미국 텍사스주 아빙턴시(City of Arlington), LG전자 등 9개 기관이 제출한 면제 요청은 모두 무의미해져 일괄 기각됐다.
5.9GHz 대역에서는 기존에 전용 단거리 통신(DSRC·Dedicated Short-Range Communications) 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이 운영돼왔다.
그러나 FCC는 2024년 11월 발표한 제2차 보고서를 통해 DSRC 대신 C-V2X를 유일한 표준 기술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통신은 모두 C-V2X 방식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FCC는 이번 조치에 따라 기존 ITS 면허 보유자들이 도로변 통신 유닛(RSU·Roadside Unit)을 C-V2X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새로운 ITS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관 역시 새 규정에 따라 C-V2X 기반으로 면허를 신청해야 하며, 차량 탑재 유닛(OBU·On-Board Unit)도 새 기술 규격에 맞춰 인증받아야 한다.
FCC는 "5.9GHz 대역 ITS 통신은 앞으로 C-V2X 방식만 허용되며, 별도 조기 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모든 운영과 장비 인증은 정식 규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각된 면제 신청 기관은 5G 자동차 협회, 아빙턴시, 북중부 텍사스 지방정부 협의회(North Central Texas Council of Governments), 로코메이션(Locomation), 엘카혼시(City of El Cajon), 내비스타(NAVISTAR), 프리몬트시(City of Fremont), LG전자, 워싱턴 D.C. 교통국(District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등 9곳이다.
이들 기관은 새 규정에 따라 C-V2X 기반 운영 승인을 별도로 다시 신청해야 한다.
이번 FCC 결정은 한국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차량용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새 규정에 맞춘 C-V2X 기반 제품 인증을 새롭게 받아야 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 판매 차량에 탑재하는 ITS 통신 시스템을 C-V2X 규격에 맞춰야 하며, 차량용 RSU 및 OBU 장비의 호환성 인증을 강화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 모듈 분야에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지만, C-V2X 전용 칩셋 및 모듈 개발과 미국 표준 인증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미국은 세계 ITS 시장 표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이번 FCC 결정은 한국에서도 전용 단거리 통신(DSRC) 기반 사업의 단계적 축소와 이동통신 기반 차량 통신(C-V2X) 중심의 연구개발 및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