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코스피가 신고가를 줄줄이 돌파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4월 2293.7까지 떨어진 코스피가 4221.87까지 수직 상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8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17.8%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2조 클럽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발행어음에서 타사대비 높은 NIM(순이자마진)을 통해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향후 IMA(종합투자계좌)까지 인가받을 때 높아진 자본 기반 이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영업이익이 4018억원, 전년 동기 대비 23.97%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증시 강세로 안정적 자금 유입이 이어지며 고액 자산가 고객·자산 규모 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키움·NH투자증권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키움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6% 오른 408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NH투자증권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9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9% 급증했다.
이같이 증권사들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22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9.9% 급감한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펀드 형태로 투자한 판교 알파돔 부동산 매각 과정에서 투자자 지분 매각분에 해당하는 금액이 영업비용으로 회계처리 됐다"며 "이로 인해 현금 유입·사업성과와는 무관하게 회계상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회계상 착시일 뿐 오히려 당기순이익(3438억원)은 19%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에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4.44% 하락, 다음날도 2.33%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투자의견과 주가 전망을 보수적으로 바라봤다.
조아해 연구원은 "증권 본업이라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타사와 달리 IB부문 수익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현 주가는 주주환원·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등 여러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